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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세계관… 더 오싹해진 에버랜드

핼러윈 축제 ‘블러드시티’ 진행

열차 타고 좀비 도시 탈출 미션
진짜 무궁화호 공수 … 몰입도 ↑
‘오겜’ 채경선 미술감독 컬래버
테마파크 비주얼 임팩트 강화
웰메이드 ‘호러메이즈’도 일품

에버랜드의 가을이 더 화려하고 오싹해졌다.

 

5일 레저업계에 따르면 매년 가을철은 테마파크들이 ‘핼러윈’ ‘호러’ 콘텐츠로 무장하는 시기다. 에버랜드는 오는 11월 20일까지 핼러윈 축제를 펼친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6 중앙역
최근 오싹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변신한 에버랜드는 말 그대로 ‘핼러윈에 진심’이었다. 특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할로윈 공포체험존 ‘블러드시티’. 이는 매년 극강의 완성도와 공포감으로 무장해 가을마다 새로운 호러 경험을 선보이며 공포체험 성지로 입지를 다졌다.

지난달 28일 핼러윈 콘텐츠 기자간담회가 열린 에버랜드를 찾았다. 평일 오후였지만 좀비로 분장한 사람, 귀여운 머리띠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 등 호러 분위기를 즐기려는 MZ세대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완화된 만큼 수학여행으로 온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적잖이 보였다.

올해로 6번째 시즌을 맞은 블러드시티의 콘셉트는 ‘익스프레스 199(Express 199)’다. 숫자 199의 의미는 에버랜드의 실제 주소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 199’에서 따왔다.

이번 시즌6 스토리는 ‘다크X’라는 빌런과 좀비가 장악한 세계 속에서 생존한 사람들(화이트X)과의 사투를 그린다. 좀비들이 창궐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생존자들이 좀비 분장을 하고 199번 급행열차(티익스프레스)를 타는 게 목표다.
화이트X의 비밀 분장실에서 분장한 고객들
우선 ‘화이트X의 비밀분장실’을 찾아 좀비 분장을 하고 중앙역을 통과한 뒤, 지하상가를 지나 광장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저녁마다 좀비와 생존자간 사투를 다룬 ‘크레이지 좀비헌트’ 공연이 펼쳐진다. 대장 좀비의 지휘 아래 이어지는 좀비들의 각 잡힌 ‘칼 군무’가 인상깊다.

이후 익스프레스199(티익스프레스)타면 탈출 성공이다. 6시 이후부터는 티익스프레스가 ‘익스프레스199’로 변신한다. 조명색도 붉어지고, 좀비 연기자로 변신한 승무원이 맞아준다.

이와 관련 블러드시티 메인 무대인 알파인 지역 일대가 모두 거대한 기차역으로 변신했다. 에버랜드는 특히 이를 위해 태풍을 뚫고 ‘실물 기차’인 무궁화호를 공수했다. 2박 3일에 걸쳐 대전에서부터 이동해온 ‘귀한 열차’다.

에버랜드 측은 이번 블러드시티라는 공간과 다크X, 화이트X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곳 관계자는 “그동안 5년간 쌓아온 스토리간 연관성을 구축하고, 고객들로 하여금 ‘다음 시즌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비주얼 임팩트’에 힘을 줬다”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채경선 감독과 콜라보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크레이지 좀비 헌트 공연 장면. 에버랜드 제공·정희원 기자
에버랜드와 협력해 블러드시티6를 디자인한 채경선 미술감독과 함께 공간을 둘러봤다. 채 감독은 전 세계적인 열풍을 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미술감독으로 관련 분야의 거장으로 꼽힌다. 채 감독이 영상작품을 벗어나 테마파크 디자인을 맡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채 감독은 이번 블러드시티6에 디스토피아적인 총천연색을 활용했다. 곳곳의 사인물과 레터링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담았다. 그는 “폭죽에서 모든 색감들이 아름답게 튀어나오며 어우러지지 않나. 축제의 폭죽 같은 느낌을 차용했다”며 “특히 레드 계열 색상을 강조해 오묘한 설레임과 공포감을 더했다”고 소개했다.

탈선한 기차 바로 옆 ‘화이트X의 비밀분장실’을 지나 중앙역으로 향한다. 이곳은 채 감독이 가장 신경쓰고 애정하는 공간이라고. 외부 벽면에는 네온사인과 외국 문자들이 씌여져 있는데 이는 ‘환영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채 감독은 “건물에 빛이나 영상을 더하는 ‘미디어 파사드’ 작업이 더해지는 것을 고려해 디자인했다”며 “낮과 밤의 분위기를 다르게 보이도록 디자인했다”고 소개했다. 중앙역과 상가존,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

이날 ‘다크X’ 존의 하이라이트 ‘호러메이즈’를 찾았다. 중앙역을 지나 호러메이즈로 가는 짧은 동선에서 내내 좀비들이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호러메이즈는 지하에서 기괴한 생체실험에 나서는 다크X와 좀비들이 사는 어두운 미로 공간을 탈출하는 공포체험존이다. 촬영은 일절 금지, 밧줄과 맨 앞사람의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4~5명의 팀원과 함께 끝까지 나와야 한다.

단순 ‘귀신의 집’ ‘좀비의 집’이 아니다. 들어가기 직전 스토리텔링을 통한 긴장감 조성, 시각뿐 아니라 촉각·청각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연출이 ‘웰메이드’다. 겁에 질린 앞사람이 밧줄을 손에 감아 다같이 밀착돼 걷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명 거칠었던 밧줄이 나와 있을 무렵에는 손에 나는 식은땀에 묘하게 축축해진 느낌에 웃음이 난다.

에버랜드 측은 “호러 메이즈는 하루에 1180명이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인데, 가동률이 94%에 이른다”며 “중도 포기자도 5.5% 정도다. 1만원을 내고 들어가서 포기할 정도로 오싹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왕 핼러윈 콘텐츠를 즐기려고 마음 먹었다면 ‘화이트X의 분장실’을 강력 추천한다. 분장비가 별도로 들지만 줄이 늘어져 있을 정도로 인기다. 실제 현역에서 활동 중인 무대 분장 전문가들이 분장해줘 ‘셀프 메이크업’과는 퀄리티가 다르게 실감난다.

매년 10월 말, 핼러윈은 나와 상관 없는 것으로 여겼던 사람도 에버랜드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핼러윈 콘텐츠에 과몰입하게 된다. ‘핼러윈을 핼러윈답게’ 즐길 수 있는 오싹하고 유쾌한 콘텐츠로 무장한 만큼, 연인·가족·친구와 함께 찾아볼 만하다.